[디지털투데이 이호정 기자] 소셜미디어에서 글을 읽고 쓰는 행위가 '멋진' 활동으로 인식되는 '슬롯 머신(Text hip)' 열풍이 불고 있다. '텍스트'와 개성 있고 쿨하다는 뜻의 '힙'의 합성어인 슬롯 머신은 독서와 글쓰기를 매력적인 활동으로 여기는 문화 현상을 의미한다.
16일 네이버에 따르면 네이버 블로그는 지난 1년(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새로 개설된 블로그가 214만개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126만개 대비 70% 증가한 수치다. 이용자들의 총 블로그 사용 시간은 7억 시간에 달했으며, 하루 동안 작성된 게시글은 최대 120만개, 방문자는 최대 1800만명을 기록했다.
카카오는 올해 12회째를 맞은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서 역대 최다인 1만437건의 응모작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20% 증가한 수치다. 특히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한국 문학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올해 새로 신설된 '소설' 부문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다. 지난 10월 서울 성수동에서 개최된 브런치스토리 팝업 전시에는 1만명의 방문객이 몰렸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슬롯 머신 기반 SNS가 주목받고 있다. 메타의 슬롯 머신 기반 SNS 스레드는 현재 전체 이용자 수 2억7500만명을 기록했다. 스레드에서는 전체 게시물의 63% 이상이 슬롯 머신로만 작성됐으며, 지금까지 공유된 주제는 5000만 가지가 넘는다.
슬롯 머신 열풍의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도파민을 자극하는 30초 안팎의 짧은 영상 콘텐츠에 대한 피로감과 함께, 과도하게 꾸며진 SNS 콘텐츠에 대한 피로감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소통 방식도 영향을 미쳤다. 넓고 얇은 관계보다 깊이 있는 소통을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일상을 진정성 있게 기록하고 공유하려는 욕구가 커지고 있다.
각 플랫폼은 이러한 변화에 맞춰 슬롯 머신 콘텐츠 강화에 나섰다. 네이버는 홈피드에 블로그 추천을 시작하고, 블로그 글 하단 추천 기능을 개선하는 등 슬롯 머신 콘텐츠 발굴과 확산을 위한 기능을 확대했다. 카카오는 이달 15일까지 브런치스토리의 '틈'에서 '2024 마이 노트' 이벤트를 통해 이용자들이 관심 있는 문장을 수집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트렌드는 기업의 변화도 이끌어내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홈페이지를 매거진형 콘텐츠로 개편하고 MZ세대 직원 7명을 에디터로 참여시켜 또래들이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그 결과 월 200만명 이상의 방문자가 찾는 플랫폼으로 성장했으며,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방문자 수는 1500만명을 돌파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숏폼 콘텐츠의 자극적인 소비 패턴에서 벗어나 깊이 있는 콘텐츠를 찾는 젊은 세대가 늘어나고 있다"며 "이는 단순한 반작용이 아닌 콘텐츠 소비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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